[전시 서문]  

 모든 것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과 반대로 저는 변하지 않는 자연적인 것들을 더 좋아합니다. 변하지 않는 것들이란 강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, 파도가 거세게 일 때도 있지만 고요하고 잔잔한 날도 있듯이 변화하면서도 본래의 모습을 간직한 자연스러운 모든 것들을 이야기합니다.순진무구한 눈망울로 풀숲을 자유로이 뛰어노는 사슴을 조용한 관조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같이 자연스러운 순간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. 자연의 순리는 자연스레 반복되는 것이니까요, 저는 자연적인 이치들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. 비단 예술가란 조용히 관찰하는 관조의 시선을 기본적으로 타고나는 것 같습니다. 조용한 작업실에 앉아 그리고 싶은 것들을 진실되게 담아낼 때에 비로소 자신이 존재함을 인식합니다. 이번 전시는 조용히 앉아 관조의 시선으로 대상을 담아내 그 의미를 붙들어 본 첫 번째 전시입니다. 있는 그대로 봐주시고 그 의미가 마음 깊숙이 들어온다면 좋겠습니다. 

2025/2/20 백서정 올림.